지난 19일 열린 ‘횡성축협한우 연합 확대 회의’에서 축협 임원과 대의원, 발전위원회, 작목회 임원 등이 참가한 브랜드 통합 찬반투표 결과 횡성군의 통합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고 횡성축협은 밝혔다.
횡성군은 ‘횡성한우’ 브랜드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횡성축협이 가지고 있던 ‘횡성축협한우’ 브랜드를 통합해 관련 조례를 마련, 생산자단체와 농가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횡성축협의 이번 결정에 따라 횡성축협한우 브랜드 사용 농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횡성군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분할 수도 없는 ‘횡성한우’와 ‘횡성축협한우’가 상생보다는 경쟁적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횡성축협한우’와 ‘횡성한우’는 무엇이 다른가?
문제는 브랜드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지 않고 기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데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횡성한우’와 ‘횡성축협한우’를 구분하지 못한다. 횡성군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한우는 그냥 ‘횡성한우’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짜 ‘횡성한우’에 속는 것이다.
출원일자 2018.12.28일, 공고일자 2018.12.31일 기준으로 ‘횡성한우’와 ‘횡성축협한우’가 포함된 상표는 59건이 출원 및 등록되어 있다.
‘횡성한우’는 횡성군민 누구나 쓸 수 있는 제51호 지리적표시 농축산물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핵심은 품질이다.
현재 횡성군과 횡성축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는 3가지 이다.
언어적으로는 차별이 되지 않고 시각적으로만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 중에서 ‘횡성축협한우’의 심볼마크가 가장 유명하게 인지되어 있다. 하지만 세 가지 브랜드가 맛이 다른지, 등급이 다른지, 품질이 다른지 도저히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냥 유명한 ‘횡성한우’이니까 믿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뿐이다.
오늘날 ‘횡성한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기까지 ‘횡성축협’이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횡성축협은 브랜드가 단일화되면 자신들이 그간 해온 노력에 대해 인정을 못 받고, 지금처럼 실력행사를 할 수 없다고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아야 한다.
명품 브랜드는 반드시 품질을 기반으로 만들어 지고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현재 특허청에 출원∙등록된 브랜드 중 ‘횡성한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59건이나 된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59건의 모든 브랜드가 ‘횡성축협한우’처럼 고급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59건의 브랜드 중 어느 하나가 형편없는 품질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 될 경우 ‘횡성축협한우’도 형편없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번 이미지가 손상된 브랜드는 회복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잘 해야 한다.
소비자가 구분할 수도 없는 동일한 ‘횡성한우’의 브랜드를 가지고 싸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모든 ‘횡성한우” 브랜드에 대하여 품질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리 체계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7회 연속 국가명품인증을 넘어 700년 국가명품인증을 위한 시스템이 절실하다.
지난 27일 영암군은 그 동안 ‘매력한우’와 ‘녹색한우’로 이원화된 영암 한우의 브랜드를 ‘영암 매력한우’로 단일화하고 통합 선언식을 가졌다.
영암군은 “통합한우 브랜드 출범을 계기로 특화된 연계사업을 육성•지원해 지역 브랜드 위상을 높여” “횡성한우 못지않은 최고의 한우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금 횡성군에는 영암군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